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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한 줄만 알았는데 충수염?"…'이 증상' 나타나면 병원 가야
흔히 '맹장염'이라고 불리는 충수염은 누구에게나 갑작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초기에는 단순 소화불량처럼 보여 병원을 늦게 찾는 경우도 많지만, 염증이 악화되면 충수가 터져 복막염으로 진행할 수 있어 신속한 진료가 필수적이다. 대장항문외과 전문의 이두석 원장(대항병원)은 "다행히 조기 수술을 받으면 회복이 빠르고 일상 복귀도 어렵지 않다"라며 "염증이 더 진행되기 전에 치료하면 합병증 위험도 크게 줄어든다"라고 전했다. 이 원장과 함께 급성 충수염의 원인부터 진단, 치료법, 수술 방식, 회복 과정까지 꼭 알아야 할 핵심 내용을 정리했다.
충수염은 정확히 어떤 질환인가요?
정확한 명칭은 '급성 충수염'입니다. 맹장은 대장이 시작되는 부분이고, 그 맹장 끝에 튜브처럼 생긴 작은 관이 달려 있어요. 이게 바로 '충수'인데, 이 충수 안에 이물질이 끼면서 염증이 생기는 게 충수염이에요.
충수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체한 것처럼 소화가 안 되고 윗배가 더부룩한 증상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다 몇 시간이 지나면 점점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기 시작하죠. 특징적인 건 가만히 있으면 괜찮은데 걸으려고 하면 허리를 못 펴요. 오른쪽 아랫배를 누르면 손도 못 댈 정도로 아프고, 특히 눌렀다가 뗄 때도 통증을 느끼는 '반사통'이 나타납니다. 이런 증상들이 복막염 증상인데, 오른쪽 아랫배에 이런 증상이 있으면 충수염일 가능성이 가장 높아요.
충수염의 진단은 어떻게 내리나요? ct나 초음파 검사가 필요한가요?
일단 복부를 진찰했을 때 복막염 소견이 뚜렷하면 98% 정도는 충수염이라고 진단할 수 있어요. 하지만 나머지 2~3%에서는 충수염이 아닌 다른 질환일 수도 있거든요. 실제로 수술했는데 충수는 정상이고 게실염이나 장염인 경우도 있고요. 초음파나 ct 검사를 하면 충수가 부어 있는 걸 확인해서 진단을 확신할 수 있죠. 하지만 꼭 필요한 건 아니고, 아주 급한 상황에서는 진찰만으로도 바로 수술할 수 있습니다.
충수염에 걸리면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하나요?
대부분은 급성 충수염이라 가능하면 빨리 수술받는 게 좋아요. 2~3일 지나면 충수가 터져서 전신 복막염으로 진행될 수 있거든요. 다만 가끔 충수를 막았던 이물질이 저절로 빠져나오면서 증상이 가라앉는 경우도 있고, 충수가 이미 터진 경우에는 일단 항생제로 치료하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에도 재발 가능성 때문에 보통 2~3개월 후에 충수 절제 수술을 하게 됩니다.
항생제만으로 치료하는 경우도 있나요?
요즘은 항생제가 좋아져서 충수염을 항생제로도 치료할 수 있어요. 다래끼가 초창기에 항생제로 가라앉듯이, 충수염도 초기에 항생제를 쓰면 효과를 볼 수 있죠. 또 충수가 터져서 ct 상 배 안 상태가 심각할 때도 항생제를 먼저 쓸 수 있고요. 다만 항생제를 쓰더라도 결국 수술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개복 수술과 복강경 수술의 차이점이 뭔가요?
충수염 수술은 배를 많이 열 필요가 없어요. 개복 수술은 충수가 있는 오른쪽 아랫부분을 가로로 5~7cm 정도 절개하는 방법이고, 복강경 수술은 구멍을 뚫고 하는 거죠. 수술 후 회복은 비슷한데, 개복 수술은 염증 부위를 직접 절개하다 보니 상처 염증이 생길 확률이 높아요. 복강경은 절개 부위가 염증에서 떨어져 있어서 상처 염증 가능성이 적다는 게 장점입니다.
충수염이 의심되면 동네 병원과 큰 병원 중 어디로 가야 하나요?
외과 병원이나 대장 전문 병원에서도 충수염 수술은 안전하게 잘할 수 있어요. 가끔 충수가 오래되고 터져서 복잡한 경우 장 절제까지 필요할 수 있는데, 이것도 대장 전문 병원에서 충분히 가능합니다. 요즘 상급종합병원은 암 수술 위주로 가고 있어서, 충수염 같은 경우는 2차 병원으로 전환하는 추세인데요. 대학병원이 아니더라도 충수염 수술은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수술 후 회복 과정은 어떻게 되며, 일상 복귀는 언제쯤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빨리 수술할수록 회복도 빨라요. 보통 2박 3일 입원하고, 퇴원할 때는 죽 같은 유동식을 먹을 수 있어요. 퇴원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고요. 다만 상태가 심해서 주변에 염증이 많이 남은 경우엔 일주일 정도 좀 힘들 수 있어요. 그래서 충수염이 의심되면 빨리 치료받는 게 중요합니다. 충수의 역할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충수를 절제해도 몸에 이상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없으니 수술 후 예전처럼 정상생활하시면 됩니다.
충수염 수술 후 재발 위험은 없나요?
충수는 하나밖에 없으니까 재발하지 않아요. 다만 장벽에 웅덩이처럼 생긴 '게실'이 있는 분들이 10명 중 1명 정도 있는데, 충수를 절제한 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면 게실염을 의심해 볼 수 있어요. 게실염은 충수염과 다른 질환이니, 충수염 자체는 재발하지 않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충수염을 예방하는 방법이 있다면요?
사실 충수염을 예방할 방법은 없어요. 누구에게 생길지 모르고, 가족력도 없어요. 부모님이 충수염이 있었다고 자녀에게 생기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충수염 증상은 많이 알려져 있잖아요.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고 손으로 눌러서 아프면 일단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시는 게 좋습니다.
기획 = 김다인 건강 전문 아나운서